파시브하우스의 겨울철 흐린 날과 맑은 날
오늘이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하는데 마침 일요일과 월요일 날씨가 대비되어서 비교 자료를 만들어 보았다.
겨울철에는 보통 흐린 날은 비교적 포근하고, 쨍하게 맑은 날은 기온도 아주 낮게 마련이다. 지난 일요일(12월 3일)이 전형적인 겨울철 흐리고 덜 추운 날이었고, 월요일(12월 4일)서부터는 익숙한 맑고 추운 겨울 날씨가 시작되었다. 12월 4일 밤 9시 이후에는 양평 등에 한파주의보까지 발효되었다.
보통 집은 아마도 흐리고 덜 추운 날보다 맑고 추운 날 난방을 더 많이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파시브하우스에 살게 되면 해를 잘 못 받는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맑고 추운 날을 더 선호하게 된다. 바깥의 낮은 기온 때문에 빼앗기는 실내열보다 창을 통해 얻는 태양열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흐리고 덜 추운 날이었던 12월 3일 일요일에는 해뜨고 난 뒤에도 완만하지만 지속적으로 에너지독립하우스 1호의 실내 기온이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에너지독립하우스 2호는 전열난방기가 작동함에 따라 내려가던 기온이 다시 올라가곤하지만 역시 완만한 하강세가 보인다.
하지만 춥고 맑았던 12월 4일에는 해가 쨍하게 비치는 오전 9시 전후부터 실내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같은 시간대에 실외기온은 별로 오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해를 적게 받는 남동향의 에너지독립하우스 2호는 오전에 해를 받아 실내기온이 가파르게 오른 반면 남동향과 서남향으로 고루 해를 많이 받는 에너지독립하우스 1호는 오후 늦게까지도 실내기온이 계속 올라서 2층은 26~27 ℃까지 올랐다. 덕분에 12월 5일 아침 해 뜨기 전에 바깥 기온이 -6~-7 ℃를 밑돌고 있는데 난방을 안 한 에너지독립하우스의 실내기온은 난방없이 20 ℃ 이상을 기록하였다. 최저 실내기온이 영상이었던 전날 새벽보다도 더 높은 온도였다.
가끔 파시브하우스에 대한 이상한 상식을 가진 분을 만나곤 한다. 파시브하우스는 단열 때문에 창을 작게 내야 한다며 그게 어떻다 저떻다 말씀을 하신다. 대단한 오해이다. 위에 보듯 아무리 추운 날에도 해받아서 새벽까지 실내를 따뜻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파시브하우스는 여건이 닿는다면 창을 크게 내어야 한다. 물론 단열이 잘 되면서 햇빛을 많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아주 좋은 창을 쓴다는 조건이 덧붙어야 하지만 말이다.
이 밖에도 위 그래프는 여러 가지로 읽어볼 수 있다. 파시브하우스도 가만히 두면 실내열을 바깥으로 빼앗긴다. 단 아주 천천히. 12월 4일 밤부터 12월 5일 아침까지 바깥 기온이 낮아지는 기울기와 에너지독립하우스 1호의 실내기온이 낮아지는 기울기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해받아 데워지고 천천히 식는 집. 파시브하우스는 이렇게도 표현해 볼 수 있을 것이다.